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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타트업이 자체 플랫폼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

플랫폼은 마케팅의 접면일 뿐 뉴스 스타트업의 가치와 경험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유일한 창구가 될 수 없다

Media, Journalism and Technology · /비즈니스와 저널리즘 · 2018년 12월 09일

뉴스는 프로덕트일까 서비스일까? 프로덕트는 무엇이고 서비스는 무얼까? 이 질문에 답하는 건 어렵다. 무엇을 상품으로 분류할 것이고 무엇을 서비스의 영역으로 구분할 것인가라는 골치 아픈 문제와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뉴스 스타트업은 한번쯤은 이 질문에 답을 내려야 한다. 미래를 위한 것이고 생존을 위한 것이기에 그렇다.

이 글은 더본컴퍼니 백종원의 인터뷰를 읽고 나서 떠올리게 됐다. 그는 위클리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식당에 대한 점수에서 맛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라고 본다. 나머지 70%는 그릇이나 음식을 담은 모양새, 식당 분위기나 인테리어, 유명한 연예인이 왔다 간 집 등등 환경적인 요인이다”라고 말을 했다. 고객이 해당 식당을 선택하는 요인이 전적으로 상품 즉 메뉴의 맛에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였다.

그의 이야기를 조금더 들어보자. “맛에서 70%를 맞춰도 기타 요인에서 70점 만점을 받으면 총점은 91점이 될 수 있다. 물론 기타 요인을 구성하는 요소는 메뉴에 따라 달라진다”. 메뉴를 둘러싼 환경적 요인, 경험적 요소가 맛을 보완하며 고객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그는 “의외로 식당 브랜드를 새로 만들 때 주방에서 레시피 고민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도 했다. 70%를 차지하는 환경적 요인을 지배하는 심리적 요소를 분석함으로써 메뉴와 관련된 공간의 경험을 확실하게 설계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뉴스는 상품일까 서비스일까. 이 질문은 조금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 뉴스 스타트업(=언론사)는 상품 제공자일까 서비스 제공자일까? 뉴스 소비자의 관점에서 질문을 재구성해본다면, 뉴스 소비자는 뉴스 스타트업을 선택할 때 뉴스만 볼까?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만 볼까? 그렇다. 이 자체가 우문이다. 뉴스도 언론사도 상품과 서비스의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다. 둘은 분리된 적도 분리될 수도 없다. 결합의 비중만이 맥락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상품으로서 뉴스와 서비스로서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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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그 자체로 상품과 서비스의 결합이다. 예를 들어보자. 기성 언론사가 작성하는 기사와 뉴스 스타트업이 생산하는 기사의 팩트 자체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팩트를 포함한 정보는 상품이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이야기 방식은 서비스다. 어떤 고객을 겨냥하느냐에 따라 이야기 구성과 전개 방식은 큰 차이를 드러낸다. 스토리텔링은 그래서 서비스의 영역이다.

스토리텔링의 뉴스 소비자의 취향과 경향, 그들이 마주한 상황적 맥락을 반영한다. 액시오스처럼 매일매일 분주한 상황에 직면한 소비자를 위해 개조식으로 팩트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고, 뉴닉이나 어피티처럼 쉽게 친절한 설명으로 팩트라는 상품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뉴욕타임스의 모닝 브리핑은 ‘볼드 리드인’(Bold Lead ins)이라는 방식으로 상품을 빠르게 스킵할 수 있는 스토리 장치를 활용하기도 한다.

BBC의 ‘800단어를 넘어서‘ 프로젝트는 서비스로서 스토리텔링을 재발명한 사례다. 어떻게 하면 35세 이하 뉴스 소비자들이 메시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까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벌써 8개의 뉴스 포맷을 론칭하며 서비스로서 뉴스 상품을 재구성해가고 있다.

요약하면 팩트가 상품이라면 포맷은 서비스다. 이는 뉴스가 상품과 서비스의 결합태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뉴스 소비자의 소비 상황이 변화하면 자연스럽게 서비스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상품 생산자로서 언론사, 서비스 제공자로서 언론사

언론사는 태생부터 상품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서비스 제공자였다. 뉴스 자체도 상품과 서비스의 결합이지만 언론사는 기업 또한 상품 생산자이면서 서비스 사업자인 것이다. 벤자민 데이의 뉴욕선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도달하기 위해 뉴스보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이 활보하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뉴스 소비자에 직접 도달하기 위한 전략을 이 서비스를 통해 구현했다. 뉴스보이는 이후 가판 서비스로 진화했고 나아가 문앞까지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디지털은 언론사의 서비스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문앞까지 배달하지 않고도 뉴스 소비자에게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시도한 텍스트 실시간 중계는 동일 상품을 더 빨리 배달하기 위한 서비스의 혁신 사례에 해당한다. 독자 댓글은 소비자와 뉴스룸이 상호작용하며 수요와 반응을 교환하는 서비스 혁신 방식이었다.

플랫폼의 개입과 뉴스 서비스의 프랜차이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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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제공자로서 언론사의 진화가 멈춰버린 건, 뉴스의 직접 유통 공간을 플랫폼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부터다. 이 과정에서 뉴스 자체에 결합된 서비스적 속성도 진화가 느려지게 됐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이격되면서 벌어진 불행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뉴스를 소비하는 주된 공간이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공간이 주는 경험에 대한 관리는 더 이상 언론사의 중요한 과제가 아닌 것이 됐다. 오히려 플랫폼이라는 뉴스 프랜차이즈 본사의 획일적 규격에 맞춰 뉴스를 생산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로 부상하게 됐다. 뉴스 소비자에 도달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적 개선은 전적으로 플랫폼의 몫으로 남게 됐다.

백종원이 이야기하는, 식당 선택 요소로서 공간의 환경적 요인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고민 거리이지 개별 프랜차이즈 식당의 몫은 아니다. 본사가 이 비용을 줄여줌으로써 개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고, 적정 수준의 안정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본사가 설계한 상품의 레시피와 해당 메뉴를 중심으로 설계한 공간의 경험적 맥락을 프랜차이즈는 충실하게 따르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창업하고 최소 수익을 얻어낼 수 있다. 단, 본사의 설계 능력과 시장 이해에 대한 실력이 해당 프랜차이즈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본사가 다른 점이 있다면, 플랫폼은 상품으로서 뉴스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적어도 국내는 그렇다. 언론사가 제공하는 상품와 서비스를 분리한 뒤, 전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한다. 즉 상품 생산은 여전히 언론사에 맡기고 서비스는 플랫폼이 관할하는 분할 체제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뉴스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통제권이 플랫폼에 넘어가면서 언론사는 더 이상 서비스 개선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됐다. 어차피 들어오지도 않을 자사 플랫폼, 웹/앱 사이트에 리소스를 들일 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백종원이 말하듯, 식당의 선택에는 70%가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 뉴스 미디어가 음식점과 동일할 순 없겠지만, 환경적 요인으로 지적되는 언론사의 서비스적 요인이 뉴스 소비에 절반에는 미칠 것으로 짐작된다. 서비스적 관심을 잃어버린 것만으로도 언론사는 약 절반의 고객을 내팽개치고 있는 셈이다.

뉴스 소비자를 위한 경험 설계의 중요성과 자사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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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는 쉽게 말해 뉴스 소비자를 위한 공간 경험의 설계(User eXperience Design) 영역이다. 어떤 소비자들에게 어떤 뉴스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그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뉴스는 무엇인지 파악해 그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상황적 맥락에 맞게 뉴스를 적합한 형태로 전달하는 영역이다. 뉴욕타임스가 자사 앱에 ‘Your Feed’를 론칭한 이유도, 쿼츠가 뉴스픽과 서비스적 결합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도 모두 변화한 뉴스 소비자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뉴스 소비자들의 지불 의향은 상품(뉴스 자체)과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의 매력도에 좌우된다. 상품 그 자체의 탁월성에 주목해 지불 의향이 발생할 수도 있고, 서비스의 친절함에 감복해 지갑을 열 수도 있다. 하지만 다수는 탁월한 뉴스와 만족스러운 서비스 경험이 결합될 때 비로소 지불 의사를 드러낸다. 구독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대다수의 언론사들이 독보적인 뉴스 상품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결합해 성공을 거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비스의 제어권을 플랫폼에 빼앗기면 플랫폼의 수익 구조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뉴스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고 차별적으로 공간을 설계하여 다양한 수익 모델을 시도할 기회도 잃어버리게 된다. 무엇보다 뉴스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학습할 동력과 본능을 잃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할 수 있다.

뉴스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대규모의 광고 수익을 영위할 기회를 갖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자사 플랫폼을 혁신적으로 개발한 리소스도 부족하다. 플랫폼이라는 프랜차이즈에 기대 초기 독자를 확보하는 전략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후의 전략은 달라야 한다. 기성 미디어가 잃어버린 자사 플랫폼이라는 공간의 차별적 경험 설계 영역에 빠르게 뛰어들어야 한다. 뉴스 소비자가 기대하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기성 미디어들은 당분간 그들의 사이트를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의 새로운 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할 동기부여가 크지 않다. 가면 갈수록 여력을 줄어들 것이 분명해 보인다. 뉴스 스타트업은 이 빈틈을 공세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뉴스 스타트업의 자사 플랫폼은 아카이빙 넘어 차별적 가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플랫폼은 기성 미디어와 뉴스 스타트업을 동일 선상에서 대우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기성 미디어가 플랫폼에 기생하며 누릴 수 있는 수익의 규모를 뉴스 스타트업이 당분간은 얻기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플랫폼과의 관계를 놓을 이유는 없지만, 기성 미디어처럼 전적으로 의존하는 모델은 경계해야 하고 주의해야 한다.

뉴스 스타트업의 자사 플랫폼은 단순히 뉴스를 아카이빙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백종원의 조언처럼, 공간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떤 뉴스 소비자를 겨냥할 것이냐에 따라, 다루는 뉴스의 영역이 어느 분야이냐에 따라 다르게 설계돼야 한다. 정답은 오로지 뉴스 소비자들만이 알고 있다.

수용자 기반 수익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면, 자사 플랫폼의 직접 운영과 이를 위한 경험 설계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고 당분간도 늦지 않을 것이다. 플랫폼은 마케팅의 접면일 뿐 뉴스 스타트업의 가치와 경험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유일한 창구가 될 수 없다. 플랫폼 또한 그럴 의향을 갖고 있지 않다. 이미 뉴스 소비자들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획일성과 규격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기회는 이미 다가와있다.